일본 온천에서 생긴 문화 충돌 – 민망했던 실수와 배운 점

 

처음 일본 온천을 방문했을 때, 저는 스스로 꽤 준비된 여행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오사카 근교의 한 료칸에 머물며 노천온천을 체험해보는 건 오랫동안 꿈꿔왔던 여행 일정 중 하나였죠. 하지만 막상 온천에 들어서자, 책이나 유튜브로는 미처 알지 못했던 문화적인 충돌과 민망한 순간들이 줄줄이 이어졌습니다.

 

실수 1: 수건을 욕탕 안으로 가져갔다가...

온천탕 입구에서 작은 수건을 받아들고 자연스럽게 욕탕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는 아무렇지 않게 수건을 몸에 두른 채 물에 들어가려 했죠. 그 순간, 옆에 있던 한 일본인 어르신이 조용히 고개를 저으며 말없이 손짓을 했습니다.

알고 보니, 일본에서는 온천탕 안에 수건을 넣는 것이 금기라고 하더군요. 수건은 위생을 이유로 욕조에 담그지 않고, 대부분 머리 위에 올리거나 욕조 밖에 놓는 것이 일반적인 예절이었습니다. 그날 저는 부랴부랴 수건을 꺼내며 죄송하다고 인사했지만, 괜히 시선을 끈 것 같아 한동안 온천 물속에서 어색하게 있었죠.

 

실수 2: 씻지 않고 들어가려다 말리다

온천탕에 들어가기 전, 샤워실이 따로 있는 걸 보긴 했지만 “전에도 씻고 왔는데 뭐...”라는 생각으로 대충 물만 끼얹고 들어가려 했습니다. 그런데 한 직원이 조심스럽게 다가와 영어로 이야기했죠.

“Please wash before entering. It’s important here.”

일본 온천 문화에서 사전 세신은 필수 예절입니다. 목욕탕이 아닌 ‘치유 공간’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깨끗하게 씻고 들어가는 것이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라고 하더군요. 그제야 제대로 샤워를 하고, 주변 사람들과 더 자연스럽게 온천을 즐길 수 있었어요.

실수 3: 친구랑 이야기하며 웃었다가 눈총

한국 목욕탕 분위기에 익숙한 저와 친구는 온천에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습니다. 웃음도 오가고, 꽤 밝은 분위기였죠. 하지만 그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조용히 눈을 마주치던 옆 사람들의 표정이 조금씩 달라졌고, 누군가는 자리를 피해 일어나기도 했어요.

이후 알게 된 사실은, 일본 온천은 ‘조용히 힐링하는 공간’이라는 점이었습니다. 큰 목소리나 웃음소리는 타인의 휴식을 방해하는 실례로 여겨진다고 하더군요. 그 뒤로는 말도 줄이고 조용히 온천의 분위기를 즐겼습니다.

 

이 실수들 덕분에 배운 것들

물론 처음엔 민망하고 당황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이런 작은 실수들 덕분에 그 나라의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고, 타 문화를 ‘존중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스스로 깨닫는 계기가 되었어요.

• 작은 수건 하나에도 위생과 질서에 대한 가치관이 담겨 있고,
• 세신이라는 행위는 개인과 공동체 모두를 위한 배려였으며,
• 조용함을 지키는 태도는 타인을 존중하는 방식이라는 걸요.

온천 문화 및 실수 경험담

 

다음에 온천을 간다면?

다음엔 더 조심스레, 더 여유롭게 일본 온천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도 그때의 물소리와 맑은 공기, 따뜻한 증기가 기억에 남아요. 여행이란 결국, 다른 문화 속에서 나를 돌아보고 배우는 기회이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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